용광로보다 뜨거운 로켓엔진을 식히려면

오는 6월 9일,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2차가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나로호의 엔진이 점화되는 순간 로켓뿐 아니라 발사대에도 매우 바쁘게 작동하는 부분이 있다.

1초당 900ℓ의 물을 살포하며 발사체가 내뿜는 화염으로부터 발사대를 보호하는 장치가 바로 그것인데, 나로호의 엔진에서 나오는 화염의 온도가 얼마나 높길래 이런 보호 장치가 필요한 것일까?

나로호의 1단은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2개의 추진제는 로켓엔진의 한 부분인 연소실에서 만나 연소, 즉 불이 붙게 되는데 이때의 온도는 무려 섭씨 3000도가 넘는다.

이는 섭씨 1600도 정도인 용광로보다 2배나 뜨거우며, 표면 온도가 섭씨 6000도나 되는 태양의 절반이 되는 수준이다.

또 밤하늘의 오리온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텔기우스의 표면 온도와도 비슷하다.

이처럼 어떤 별의 표면 온도와 같은 나로호 로켓엔진의 연소 온도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금속을 녹여 버릴 수 있는 엄청난 온도다.

그런데 나로호의 1단 엔진은 어떻게 이 뜨거운 온도에서도 녹거나 폭발하지 않고 3분 85초나 작동할 수 있는 것일까?

로켓엔진의 연소실을 냉각하는 일은 1926년 가솔린과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액체로켓을 발사할 때부터 가장 큰 문제였다.

당시 연소실을 냉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로켓엔진의 연소시간은 고작 몇 초에 지나지 않았다.

로켓을 크게 만들고 더 높이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연료가 연소해야만 한다.

따라서 뜨거운 로켓엔진을 냉각하는 여러 기술이 액체로켓 개발 초기 연구됐다.

세계 최초의 액체로켓을 개발한 미국의 로버트 고다드도 마찬가지로 여기에 집중했다.

그는 연소실 안으로 추진제를 분사할 때, 연소실 벽에 연료를 많이 분사해 열이 연소실 벽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았다.

추진제를 이루는 연료와 산화제(액체산소)가 적절한 비율로 혼합돼야 불이 가장 잘 붙는데, 연소실 벽 주위로는 연료만 많이 분사해 가능한 불이 붙지 않도록 했다.

이것이 연소 화염과 연소실 벽 사이의 보호막을 형성하게 한 것.

따라서 이런 냉각 방법을 ‘막냉각법’이라 부른다.

하지만 많은 연료가 냉각을 위해 연소실에서 불이 붙지 않고 버려지므로 낭비가 심한 냉각법이다.

1930년대 독일에서도 미국의 고다드 연구에 못지 않은 로켓 실험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클라우스리델이란 로켓연구가는 연소실을 달걀 모양의 물통에 집어 넣어 식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통 대신에 연료로 사용하는 에틸알코올에 직접 물을 섞어 연소실을 냉각하는 일명 리델냉각법을 고안했다.

미국과 독일의 이런 2가지 아이디어는 그 후 독일이 개발한 V-2로켓의 엔진을 냉각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이자 당시 가장 큰 규모의 로켓인 V-2는 1분이 넘는 65초나 연소를 해야 했다.

이를 위해 연료인 알코올에 25%나 되는 많은 물을 넣고 연료 중 일부를 연소실 주위로 보내 엔진을 식히게 했다.

동시에 이 연료를 연소실 벽 안쪽으로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분사시켜 보호막을 형성하는 막냉각법도 함께 사용해 1분 이상 로켓엔진이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역시 냉각을 위해 버리는 연료가 많았다.

결국 V-2보다 더욱 강력한 로켓을 만들기 위해서 더욱 발전된 엔진의 냉각법이 필요했다.

그후 미국과 러시아에서 개발한 방식은 연소실 벽을 매우 가느다란 빨대와 같은 관으로 연결하여 만들거나 이중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길을 내어 연료를 지나가게 하여 열을 식히는 방법이다.

이전 엔진과 가장 큰 차이는 이들 냉각에 사용된 연료를 버리지 않고 연소실로 다시 분사해 연소시킴으로써 추진력을 얻는 데 다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냉각 방법을 ‘재생냉각법’이라 부른다.

연료가 먼저 연소실을 냉각시키면서 얻게 되는 열에너지는 나중에 연소 온도를 높여 주기도 하므로 추진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도 하게 된다.

현대의 액체로켓엔진들은 보통 이런 재생냉각법과 막냉각법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연소실의 중심은 섭씨 3000도나 되게 뜨겁지만 연소실의 외벽은 겨우 섭씨 100도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냉각시킬 수 있다.

추진제로 액체 대신에 고체를 사용하는 나로호의 2단인 킥모터와 같은 고체 추진제 로켓은 이런 냉각법을 사용할 수 없어 보통 재료 자신이 서서히 타들어 가면서 열을 흡수하는 ‘삭

외계행성 찾는 여행객을 위한 안내서

미래의 어느 날, 인류가 이주할 행성이 정해졌다.

이제 인간들은 정든 지구에 작별을 고하고 떠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외계행성으로 가는 여행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십 광년, 아니 수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에 도착하려면 빛의 속도로 달려가도 엄청난 세월이 걸린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간들은 지금까지 나온 몇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우선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법’부터 살펴보자.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해도 외계행성으로 가는 데는 짧게는 몇 년부터 길게는 몇 만 년까지 걸린다.

하지만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에 가까운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는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우주선에 탄 사람들은 지구에서보다 더 짧은 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지구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1시간이 우주에서는 10시간처럼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빛의 속도와 같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더 커진다.

우주선을 빛의 속도로 달려가게 하려면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엔진을 사용하면 된다.

태양처럼 원자핵이 합쳐지면 에너지가 만들어지는데, 이런 방법을 우주선 엔진에 똑같이 적용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도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연료를 많이 실어 우주선이 무거워지면 가속도도 작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추진하기는 불가능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 램제트 엔진이다.

램제트 엔진은 우주선의 연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주선에 무거운 연료를 싣는 대신 우주선이 움직일 때, 동시에 우주선의 앞쪽에 있는 수소 원자를 빨아들여 핵융합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핵융합 엔진을 이용해 많은 에너지를 만들지만 따로 연료통이 필요 없고, 우주 공간에 있는 물질, 즉 수소 원자를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빛의 속도까지 가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주에 수소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수소를 빨아들이는 장치가 수천 km 길이나 돼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그래서 핵융합 에너지 엔진이나 램제트 엔진을 사용해 우주여행을 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주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우주 공간의 지름길인 웜홀을 이용하는 것이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를 이어 주는 가상의 통로인데, 만약 웜홀이 존재한다면 여기를 통과해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종이 위에 멀찍이 떨어뜨린 점을 찍으면 그 간격이 넓지만, 두 점이 겹치도록 종이를 접으면 사이의 간격은 사라진다.

웜홀은 이처럼 3차원 공간을 왜곡시키면 두 지점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원리다.

그러나 아직 화이트홀이나 웜홀의 존재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존재한다고 해도 블랙홀과 웜홀이 원하는 지역에 있을 확률은 높지 않다.

외계행성까지 가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면 처음부터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주선 안에 인공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생활하며 여행하는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우주선 안에서 결혼하고 일하며 살아간다면 외계행성에 도착해 실제로 생활하게 되는 사람은 지구에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의 후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선 안에도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물과 공기, 에너지도 외계행성에 이르기 위한 수백 년 이상의 우주비행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대비해야 한다.

심리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구를 출발해 여행을 떠났던 세대와 목적지에 도착하는 세대는 우주비행의 목적이 뚜렷하겠지만, 우주선 안에서 태어났다 죽는 세대는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선 안의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심리 문제를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여행 도중에 우주선 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거나 애초에 지구를 떠나 우주로 가려 했던 목적을 잊어버린다면 큰일이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이 걸리는 우주여행을 위해 승무원들을 깊은 잠에 빠지게 하거나 냉동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이 실현된다면 여러 세대에 걸쳐 여행할 때 생기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승무원이 모두 잠들어 있거나 적은 인원의 당직자만 깨어서 근무한다면 여행 중에 생기는 위험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방법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에 가깝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외계행성을 찾고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기술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