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지

편 지

점심을 얻어 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크레이지 배가본드

크레이지 배가본드

1

오늘의 바람은 가고

내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잘 가거라

오늘은 너무 시시하다. 뒷시궁창 쥐새끼 소리같이

내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2

하늘을 안고,

바다를 품고,

한 모금 담배를 빤다. 하늘을 안고,

바다를 품고,

한 모금 물을 마신다. 누군가 앉았다 간 자리

우물가, 꽁초 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