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추진제, 100퍼센트 활용하기

로켓이 지구 중력을 벗어나 우주공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만드는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로 구성돼 있다.

이 추진제가 로켓 전체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80~90%나 된다.

‘나로호’도 전체 140톤 중에 로켓의 구조물 무게는 10톤밖에 되지 않고, 추진제가 무려 130톤이었다.

로켓이 매우 빠르게 비행하기 위해서는 로켓 구조물의 무게가 가벼워야 한다.

그래서 로켓 과학자들은 로켓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진제를 추진력을 만드는 원래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로켓추진제는 어떤 곳에 활용되고 있을까? 우선 추진제는 연소실의 온도를 낮추는 냉각제로 가장 먼저 사용됐다.

추진제가 불이 붙으면 온도가 3000도에 가까워지므로 연소실은 용광로보다 뜨겁다.

엔진의 금속이 이 온도를 견디려면 냉각용 연료가 필요한데, 이때 별도의 냉각연료 대신 추진제의 연료를 냉각제로 사용하고 있다.

‘천리안위성’을 발사한 유럽 ‘아리안 5’의 벌케인 엔진도 자신의 연료인 액체수소를 냉각제로 사용했다.

현대 로켓엔진의 모든 연료는 보통 2중벽으로 된 연소실을 지나면서 냉각제로 쓰인 뒤 연소실 안으로 들어가 불이 붙게 된다.

추진제는 로켓 내부의 터보펌프를 가동하기위한 연료로도 사용된다.

터보펌프는 추진제를 보관 탱크에서 연소실로 보내는 데 필요한 장치인데, 우주개발 초기에는 터보펌프의 터빈을 돌리기 위해 과산화수소와 같은 별도의 연료를 이용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과산화수소 대신에 추진제의 일부를 가스 발생기로 보내 터빈을 돌리기 위한 가스를 만드는 데 사용하게 됐다.

또한, 우주개발 초기에는 터빈을 돌리는 데 사용한 추진제가 배기구를 통해 그냥 밖으로 배출되도록 돼 있었다.

추진제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면 추진제 모두를 추진력을 만드는데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로켓 과학자들은 터빈을 돌리는데 사용된 추진제의 연소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보내 재활용 할 수 있는 엔진을 제작하게 된다.

이러한 로켓엔진은 추진제로 터빈을 먼저 돌리고 난 뒤에 연소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보내 어 추진력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다단 연소 사이클’ 방식의 엔진이라 하는데, 추진제를 전혀 버리는 것 없이 모두를 사용해 추진력을 얻는다.

그래서 이 방식은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만든 로켓엔진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다단 연소 사이클’ 방식을 활용하는 발사체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우주왕복선의 ‘메인 엔진’, 유럽 아리안 5호의 ‘벌케인 엔진’, 일본 H-2 로켓의 ‘LE-7 엔진’이 있으며, 우주선진국들의 경우,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신의 로켓엔진이 모두 추진제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다단 연소 사이클’ 방식의 엔진이다.

로켓 방향을 조정하는 데에도 추진제를 사용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탑승했던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이 바로 이런 로켓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소유즈 로켓은 원래 1950년대에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R-7을 개량한 것이다.

당시의 로켓은 일반적으로 엔진의 끝에 분사가스의 방향을 조정하는 ‘제트 베인’이라는 조종 날개를 부착했는데, 이 날개가 분사가스를 가로막아 추진력이 떨어졌고, 이를 보완하고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소유즈의 엔진이다.

R-7의 RD-107엔진은 하나의 펌프를 이용해 4개의 엔진에 추진제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펌프는 4개의 엔진뿐 아니라 2개의 소형 조종용 엔진으로도 추진제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소형 조종용 엔진을 이용함으로써 자세를 조종하는 것은 물론 제트 베인 방식보다 추진력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로켓은 로켓엔진 전체를 움직여 방향을 조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부 추진제는 로켓이 비행하면서 생기는 추진제 탱크의 빈 공간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추진제의 용도는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미리 추진제의 쓰임새를 잘 파악해 로켓에 충분한 양의 추진제를 충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추진제의 쓰임새를 파악하는 것을 ‘추진제 예산’이라 한다.

이것은 마치 국회에서 내년에 우리나라가 사용할 돈의 쓰임새를 파악해 예산을 짜듯이 로켓 과학자들은 로켓이

로켓 연료는 왜 차가울까

발사를 기다리는 로켓을 본 적이 있나요? 늠름하게 서 있는 로켓은 종종 하얀 김을 내뿜어요.

이 장면을 보며 로켓에 문제가 있는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랍니다.

하얀 김의 정체는 바로 산소니까요.

그런데 로켓에서 왜 산소가 나올까요? 로켓은 산소가 없는 우주로 날아가야 해요.

그래서 로켓 안에는 로켓 연료와 함께 산화제(산소를 만들어 주는 물질)를 넣어야 한답니다.

로켓의 추진제가 연료와 산화제로 이뤄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어요.

추진제는 로켓에서 90% 정도의 무게를 차지해요.

지구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로켓이 힘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추진제가 필요하답니다.

액체로켓의 경우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이용해요.

기체 상태인 산소를 아주 차갑게 만들어서 액체로 만드는 거예요.

액체의 부피가 기체보다 작거든요.

그래서 같은 양의 산소라도 기체일 때보다 액체일 때 더 작은 공간을 차지해요.

그러니 로켓 안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산소를 넣으려면 액체 상태가 유리하답니다.

그런데 산소가 액체가 되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모든 물질은 ‘끓는점’과 ‘녹는점(어는점)’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물은 100℃에서 끓기 시작하고 0℃에서 얼어요.

액체 상태인 물을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100℃가 될 때부터 수증기(기체)가 되죠.

물의 온도가 점점 내려가 0℃가 되면 얼음(고체)이 되고요.

이렇게 모든 물질은 똑같은 온도에서 기체나 액체, 고체로 변하게 된답니다.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순간을 ‘녹는점(어는점)’이라고 하고,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순간을 ‘끓는점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