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엔진 하나가 꺼진다면

만일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던 중 갑자기 엔진 하나가 꺼져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바다 한가운데서 꼼짝없이 멈춰버리는 건 아닐까, 균형을 잃고 한순간에 바닷속으로 곤두박질치는 건 아닐까, 이런 끔찍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걱정’에 불과하다.

비행기는 한쪽 엔진이 꺼지더라도 남은 엔진으로 가까운 비행장까지 날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행기 엔진이 꺼져서 추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비행기에는 보통 두 개 혹은 네 개의 엔진이 날개 양쪽에 달려 있다.

두 개의 엔진을 단 비행기는 주로 중·단거리 비행에, 네 개의 엔진을 단 비행기는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건너는 장거리 비행에 사용된다.

이들은 모두 운항 중 한쪽의 엔진이 꺼지면 자동적으로 반대쪽 엔진이 최대의 추진력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이렇게 한쪽이 꺼지고 반대쪽 엔진이 최대의 추진력을 내면 기체가 갑자기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때 조종사는 러더(rudder)를 조종하는 페달을 밟아 기체 쏠림 현상을 바로잡는다.

러더는 수직 꼬리날개에 있는 방향타로, 기체의 수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비행기의 여러 구조물들이 함께 작용해 수평을 유지하며 정방향으로 비행해 나간다.

그렇다면 한 개의 엔진으로 운항할 수 있는 거리는 얼마나 될까? 보통 180~200㎞ 정도로, 가까운 공항을 찾아 비상착륙할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최근 나오는 첨단 항공기들은 엔진 두 개만으로도 태평양을 거뜬히 건널 수 있도록 안전하게 설계되어 나온다.

따라서 엔진이 하나 정도 꺼져도 별 무리 없이 운항할 수 있다.

만일 엔진 하나가 아니라 전부 작동하지 않는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종사들은 혹시라도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비행기 엔진을 모두 끄고 활공으로 착륙하는 훈련을 수없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글라이더처럼 활공으로 착륙할 경우 속도는 약간 빨라지지만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하니, 비행기 엔진이 꺼진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카리스쿨(http://www.karischool.re.kr/) “푸른하늘”

비행기 날개에 얼음 끼면 추락한다

우리는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산뜻하게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크고 긴 기계 덩어리가 둥실 떠올라 하늘을 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거대한 비행기가 몸체에 쓰는 나사보다 작은 황사나 얼음, 심지어 작은 새 때문에 하늘을 못 날 수도 있다.

대체 무엇이 비행기를 땅에 잡아두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봄철이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다.

아주 작은 크기의 먼지로 이루어진 황사는 사람의 호흡기를 괴롭히지만 비행기 엔진이나 다른 장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황사가 심하면 비행기가 제대로 뜰 수 없다.

공기를 더럽혀 이착륙할 때 조종사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하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황사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살펴보자.

비행기 날개 윗면을 흐르는 공기는 아랫면을 지나가는 공기보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압력 차이가 생기며, 이러한 압력차는 비행기를 뜨게 만드는 힘인 ‘양력’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비행기가 워낙 빨리 날기 때문에 날개 표면은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부식된다.

부식은 날개 표면을 거칠게 해 공기 흐름을 매끄럽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양력의 크기를 줄이고 비행기의 효율도 낮춘다.

비행기 표면의 부식을 막기 위해 동체와 날개에 특수 페인트로 도색을 한다.

이때 비행기 표면에 페인트가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해 접착성이 매우 강한 도료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접착성 덕분에 황사까지 날개 표면에 잘 달라붙는다.

날개에 묻은 황사는 공기 중의 습기와 반응해서 비행기 표면을 부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는 이륙하기에 충분한 양력을 얻기 위해서 엔진을 풀가동하여 가속한다.

그런데 황사가 잔뜩 묻어 있으면 양력을 제대로 얻지 못 하기 때문에 이륙할 때 더 길게 달리거나 엔진을 더 많이 가동해야 한다.

하지만 활주로 길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엔진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봄철에는 비행기 세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황사를 세척하기 위한 비행기 세척방법은 상당히 복잡하다.

비행기 표면에 적정한 압력으로 물을 분사하고, 무공해 세제로 닦고, 다시 물로 헹궈낸다.

보잉 747 점보기의 경우를 살펴보면 전문 특수차량을 이용해서 수 시간동안의 작업과 약 6,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또한 환경을 고려해서 폐수처리장이 완비된 정비센터 내에서만 작업을 해야 한다.

겨울의 눈도 ‘골칫거리’다.

승객이 탑승하고 짐을 싣는 동안에 눈이 내리면 비행기 날개에도 쌓인다.

이렇게 쌓인 눈이 얼면 비행기를 무겁게 하여 이륙하는데 필요한 양력을 증가시킨다.

거기다 날개에 붙어 있는 얼음은 비행기 날개 주변의 공기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다.

제설작업 없이 이륙했다가는 추락과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날개와 동체에 붙어있는 서리, 눈, 얼음 등을 제거하고 활주로로 이동하는 동안 다시 얼지 않도록 얼음이 잘 얼지 않게 하는 약품을 비행기 동체에 뿌린다.

보잉 747 점보기에 눈이 3cm 쌓였다면 3대의 제설차로 제설작업을 하는 데 10~15분 정도가 걸린다.

제설작업 역시 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제설 전용 작업장에서 수행해야 한다.

비행하는 도중에 비행기 날개에 얼음이 생길 수도 있다.

고도 1만km 높이의 기온은 영하 40도 이하까지 내려간다.

이 온도에서 구름층을 통과하기라도 하면 공기 중의 수분이 날개에 그대로 얼어붙는다.

이렇게 달라붙은 얼음은 비행하면서 제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엔진에서 나오는 300도 정도의 뜨거운 공기를 날개 표면의 안쪽 통로로 흐르게 해 얼음을 녹인다.

소형 여객기는 신축성이 강한 고무 재질의 공기주머니인 ‘제빙부츠’를 사용하기도 한다.

제빙부츠는 날개 앞쪽에 깔려 있는데 얼음이 생기면 압축공기를 불어 넣어 얼음을 깨는 역할을 한다.

그나마 황사나 눈은 씻어내면 된다.

씻어내지도 못 하는 새는 비행기 이착륙의 가장 큰 ‘적’이다.

활주로를 포함한 넓은 공항 공간은 새들이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나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새들이 활주로 안쪽으로 들어오는데, 이륙하는 비행기로서는 매우 곤란한 일이다.

이륙하는 비행기에 부딪힌 새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며 비행기에도 커다란 충격을 준다.

시속 240km의 속도로 이륙하고 있는 항공기에 5kg정도의 새가 부딪치면 비행기는 순간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