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귀가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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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는 비행기나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귀가 먹먹해지는 것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보통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귀가 먹먹해지고 착륙할 때는 예민한 사람의 경우 아주 날카로운 고통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이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의 귀는 ‘외이’, ‘중이’, ‘내이’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외이’와 ‘중이’ 사이에는 고막이 있다.

‘외이’는 외부의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하며 ‘중이’에는 유스타키오관이라는 일종의 공기주머니가 있어 외부의 소리가 진동하는 공기압력을 받아 고막이 떨리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외이’와 ‘중이’의 공기 압력은 평소 1기압으로 유지되지만 비행기가 이륙이나 착륙할 경우 기압의 차이가 발생하여 ‘외이’와 ‘중이’ 사이에 있는 고막이 이륙 시에는 ‘외이’ 쪽으로 밀려나오며 착륙 시에는 ‘중이’ 쪽으로 밀고 들어온다.이 때문에 귀가 먹먹하거나 귓속이 쩡~ 하고 울리는 고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만약 비행 중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침을 삼키거나 코를 막고 공기를 힘껏 코 쪽으로 밀어 넣어주어 외부의 기압으로 인해 고막을 밀고 당기는 현상을 중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비행기가 높이 떠도 몸이 정상인 이유… ‘여압장치’

높은 산에 올라가면 공기의 양이 줄어든다.

그만큼 공기가 누르는 힘도 작아지므로 기압도 낮아진다.

그래서 해발고도 2,500~3,000m 이상 되는 산에 올라가면 머리가 아프거나 불쾌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을 고산병이라고 부르는데, 상태가 심각해지면 두통이나 구토, 졸음, 현기증, 감각이상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산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비행기에서는 이런 기압 차이를 느끼는 일이 드물다.

왜 그럴까?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층을 ‘대기권’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공기라고 부르는 대기는 질소 78%, 산소 21%를 포함한 다른 물질이 섞인 기체다.

이런 혼합비는 고도 100km까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고도가 높아져도 산소의 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100km 이상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공기의 전체적인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공기의 압력이나 밀도, 온도는 점점 낮아진다.

1만 피트(3,000m) 상공에 올라가면 공기의 압력은 지표면의 약 26%, 밀도는 33% 수준으로 낮아지고, 온도는 영하 50℃로 떨어진다.

현대의 여객기 대부분은 제트엔진을 사용해 고도 1만 피트 이상의 높이에서 비행한다.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지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온과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도 부족해져 사람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을 준다.

그래서 사람이 타고 활동하는 조종실이나 객실은 꽉 막혀 기체가 통하지 않는 구조로 일정한 압력과 온도를 유지하는 장비를 설치해놓고 있다.

이 장치가 바로 ‘여압장치’다.

여압은 이러한 비행기 내부에 공기의 압력을 높여 지상에 가까운 기압 상태를 유지하는 일을 말한다.

여압에는 엔진으로 구동되는 공기압축기에서 빼낸 고온, 고압의 공기가 사용된다.

이 공기의 온도와 압력을 조절해 실내로 보내는 데 보통 비행기 내의 기압은 고도 2,400m에 해당하는 기압으로, 온도는 25℃ 정도로 조정된다.

여압장치가 설치된 비행기 내부의 압력은 외부보다 높으므로 항공기 표피가 외부로 팽창하려는 힘을 받게 된다.

따라서 여객기는 팽창하려는 힘의 1.3~1.5배 정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된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